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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오입도요문론 강설(8)
    돈오입도요문론 2025. 8. 11. 21:44

     

    [돈오,깨달음에 이르는 길]

    <8> 보고 듣는 성품은 영원

     

    눈이 있어야 보고

    혀가 있어야 맛을 본다지만,

    그런 육근 작용 이전에

    참마음 ‘본디 성품’ 있어

     

    ‘자신의 성품에서 분별이 없는 앎’이 부처님 마음입니다.

    이 마음에서 보되 보는 바가 없고 듣되 듣는 바가 없다는 것은, 주객이 사라진 텅 빈 마음자리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온갖 경계를 보아도 보는 바가 없고 온갖 소리를 들어도 듣는 바가 없다는 것은, 나와 대상경계에 대한 집착이 없어 주객이 사라진 자리로서 ‘분별이 없는 지혜로 아는 앎’인 무분별지(無分別智)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본문]

    문: 어떤 것이 ‘보는 바가 없는 것’입니까.

    답 : 남자 여자 온갖 경계를 보면서도 그 가운데서 좋거나 싫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이는 보지 않은 것과 같으니 곧 ‘보는 바가 없는 것’이다.

    문 : 온갖 경계를 마주할 때 이를 일러 ‘본다’고 하겠지만 경계를 대하지 않을 때도 이를 ‘본다’고 하겠습니까.

    답 : 본다.

    <강설>

    ‘보는 바가 없다’는 것은 사물에 대한 분별심이 없어 집착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보통 본다고 하면 보아야 할 어떤 대상이 있어서 본다고 합니다만, 여기서 본다고 하는 것은 사물이 존재한다거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유와 무의 상대적 개념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고, 그것을 초월한 부처님의 근본 마음자리에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남자와 여자를 보았을 때 남자와 여자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남자를 봐도 남자라는 경계에 집착하지 않고 여자를 봐도 여자라는 경계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그 마음에서 ‘보는 성품’은 영원하여 사물이 있을 때도 보고 없을 때도 봅니다.

    사물이 있을 때 그것을 본다는 것에는 의심이 없지만, 사물이 없어도 우리는 ‘봅니다.’ ‘사물이 없음’을 본다는 것입니다. 눈앞에서 오고 가는 사물이 있어도 그것을 보는 성품은 오고 감이 없습니다. 보는 것, 느끼는 것, 아는 것 이런 육근의 작용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중생은 눈이 있어야 보고 혀가 있어야 맛을 본다고 하지만, 근본 마음자리에서 보았을 때는 그런 육근 작용 이전에 존재하는 어떤 바탕이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참마음 ‘본디 성품’입니다.

    사물을 볼 때 눈이 보는 것이 아니라 ‘본디 성품’이 보고, 귀가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본디 성품’이 듣는 것입니다. ‘나’라는 존재가 사라져 ‘나’에 집착하는 모습이 없는 삶으로서 ‘분별이 없는 지혜(無分別智)로 아는 앎’일 뿐입니다.

    이것을 하택신회 선사는 ‘공적영지(空寂靈知)’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본문]

    문 : 사물을 대할 때는 ‘보는 것’이 있겠지만 사물을 대하지 않을 때 어떻게 ‘보는 것’이 있겠습니까?

    답 : 지금 여기서 ‘본다’고 하는 것은 사물을 대하고 대하지 않는 것을 논하는 게 아니다. 무엇 때문인가? ‘보는 성품’은 영원하므로 사물이 있을 때도 보고 사물이 없을 때도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알아야 한다. 사물이 저절로 오고 감이 있더라도 보는 성품은 오고 감이 없으니 다른 모든 감각기관도 그러하다.

    <강설>

    사물을 보고 소리를 들을 때 눈이나 귀로 보고 듣는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갖고 있는 ‘본디 성품’이 사물을 보고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이 성품은 사물이 있든 없든 소리가 있든 없든 간에 영원한 것입니다. 이 성품이 눈을 의지할 때는 보는 성품이라 하고, 귀에 있을 때는 듣는 성품이라 하며, 코에 있을 때는 냄새 맡는 성품이라 하고 혀에 있는 때는 맛을 아는 성품이라 말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감각기관에서 이 성품이 주인 노릇을 하는 것입니다.

    자기 성품 푸르거나 붉지 않지만

    성깔내면 얼굴빛이 푸르락 하고

    행복하면 환한 얼굴 주변이 밝아

    인연 따라 그 모습을 드러낸다네.

     

                                                                                 -원순스님 강설(송광사 인월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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