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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고종 종정 운경 스님 동안거 해제 법어
    현시대 스님들 가르침 2026. 2. 26. 19:38

     

    始覺本明(시각본명) 雪消春至(설소춘지)

    萬法歸一(만법귀일) 心月孤圓(심월고원)

     

    비로소 깨달음은 본래 밝은 것이니,

    눈이 녹듯 봄이 이르도다.

    일체 만법이 하나로 돌아가니,

    마음의 달이 홀로 원만히 밝도다.

     

    삼동(三冬) 긴 결제가 원만히 회향되고 동안거 해제의 날을 맞았습니다.

     

    한국불교태고종 종도 여러분!

     

    지난 석 달 동안 선방과 각 도량에서 흘린 정진의 땀과 공덕이 법계에 두루 회향 되기를 축원합니다. 추위 속에서 몸과 마음을 단속하며 한 생각을 관조한 그 시간은 곧 스스로의 불성을 밝히는 귀한 수행이었습니다.

     

    수행이란 특별한 형식에만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앉아 있을 때만 선(禪)이 아니라, 서고 걷고 말하는 모든 순간이 수행의 연속입니다. 한 생각 일어남을 알아차리고, 한 생각 사라짐을 비추는 것이 곧 참선이며, 이것이 곧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정념(正念)의 삶입니다.

     

    결제 기간 동안 우리는 탐진치의 번뇌를 살피고, 습기를 다스리며, 화두와 염불, 간경과 수행에 전념하였습니다. 그러나 해제를 맞이한 지금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은 방일(放逸)입니다. 결제가 풀렸다고 하여 마음까지 풀어버린다면, 그동안 쌓은 공덕은 흩어지고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해제는 곧 새로운 정진의 시작임을 깊이 새겨야 합니다.

     

    또한 수행자는 반드시 대중과 더불어 가는 길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혼자 깨달음을 구하는 길이 아니라, 중생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 지혜를 회향하는 삶이 곧 보살행입니다. 서로를 공경하고 화합하는 승가의 정신이 살아 있을 때, 정법은 오래 머물고 교단은 더욱 청정해집니다.

     

    수행이 깊어질수록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덕행이 따라야 합니다. 작은 깨달음에 머물러 자만하지 말고, 항상 초발심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처음 발심하던 그 간절함과 두려움을 잊지 않는다면, 수행은 날마다 새로워지고 도심은 점차 원만해질 것입니다.

     

    이제 해제의 날을 맞이하여 각자 머무는 자리에서 정진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산중에 있든 도심에 있든, 맡은 소임이 무엇이든, 한 생각을 바로 챙기면 그 자리가 곧 선방입니다. 호흡을 관하고 마음을 비추며, 중생을 향한 자비를 실천할 때 수행과 생활은 둘이 아니게 됩니다.

     

    대중에게 고하건대 여러분은 동안거의 공덕을 세간 속에서 꽃피우십시오. 말 한마디를 부드럽게 하고, 행동 하나를 바르게 하며, 만나는 인연마다 불심으로 대한다면 그 삶 전체가 곧 수행의 연속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곧 부처님의 가르침을 현실 속에서 구현하는 길이며, 태고종지를 높이 살리는 법등이 될 것입니다.

     

    春到禪林雪自消(춘도선림설자소)

    一輪心月照寥寥(일륜심월조요요)

    解制還須勤正念(해제환수근정념)

    行深處處是菩提(행심처처시보리)

     

    봄이 선림에 이르니 눈이 저절로 녹아 사라지고

    한 둥근 마음의 달이 고요히 법계를 비추도다.

    해제하였으나 다시 모름지기 바른 마음챙김에 힘써야 하며

    깊이 행하는 곳마다 그 자리가 곧 보리이로다. 乭

     

     

     

    불기 2570(2026)년 음력 1월 15일 동안거 해제일

    한국불교태고종 종정 운경

     

    출처 : 현대불교(https://www.hyunbu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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