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거해제법문] 업식의 물결이 잠깐이라도 고요한 때를 놓치지 않게 하시오현시대 스님들 가르침 2026. 5. 25. 21:48
동안거 解制 法語
爲愛尋光紙上鑽이여
不能透處幾多般가--
忽然撞着來時路하면
始覺平生被眼瞞하리라
밝은 빛을 좋아해 문종이를 두드림이여!
나갈 수 없는 곳을 향해 얼마나 부딪쳤던가?
그러다 문득 들어왔던 길을 만나고서야
평생 동안 눈속임 당한 줄 알게 되리라.
파리는 창문이 닫혀있는 줄 모르고 밝은 빛만 쫒아서 날아갑니다.
날아가 부딪치고 또 날아가 부딪치고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무명 중생의 어리석음이 이러합니다.
모두들 생사가 두렵다고 하면서도 정작 벗어나려는 마음 내는 사람은 적습니다.
잠깐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잊어버립니다.
그러다 고통이 닥쳐온 뒤에서야 후회합니다.
‘왜 미쳐 용맹심을 내어 떨쳐내지 못 했던가’ 하고 말입니다.
우리가 저 미충인 파리보다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모두들 근본은 잊어버리고 외형으로만 치닫고 있습니다.
세상 어떤 일이 급하다 해도 생사만 한 것이 없습니다.
이 놈은 폭포처럼 거침없이 흘러갑니다.
헐떡임을 멈추고 스스로 눈속임 당하고 있었음을 알아차릴 때 입니다.
어떻게 해야 자신을 지킬 수 있겠습니까?
오로지 화두를 굳게 지니고 두려움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로 맞서는 것 뿐 입니다.
두려움은 미지에서 옵니다.
역대조사도 그 미지에서 벗어나려고 부단히 애썼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추위나 배고픔을 면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상의 산 아래서 삼독을 만나고 역순의 길에서 나를 저울질하는 팔풍을 만났을 냉철히 반조하는 것입니다.
잠시만 방심하면 실체도 없는 그 놈들이 나를 집어삼키려 달려듭니다.
그때 ‘주인공아! 주인공아!’
이렇게 자주자주 불러서 속지 마십시오.
이 자리 대중의 손에는 옛 부터 굽지 않은 낚시 바늘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오롯한 일념의 화두로 낚시 밥 삼아 법해에 잠겨있는 고고한 (心月)심월을 낚기 위함입니다.
그리하여 부처와 중생 범부와 성인의 차별조차 없는 출격장부가 되려 합니다.
출렁이는 업식의 물결이 잠깐 고요한 그 때를 놓치지 않는 명안납자가 되어 산문을 나서기 바랍니다.
眞何形狀妄何容 진하형상망하용
二物猶如空裏風 이물유여공리풍
出門不見絲毫許 출문불견사호허
百鳥爭啼花亂紅 백조쟁제화란홍
진은 어떤 모양이며 망은 또 어떤 모양인가?
두 물건이 허공속의 바람과 같을 뿐이네.
문을 나섬에 실 터럭만큼도 의심 없으니
온갖 새들은 노래하고 꽃은 붉고 화사하구나.
갑오년 정월 보름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원명 (14213)

석가탄신일을 축원합니다
'현시대 스님들 가르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상법문] 두 수레바퀴가 균형을 이루듯이 살자 (0) 2026.05.30 [하안거 결제법어] "코뿔소가 앞만 보고 달려가듯 화두 들라" (0) 2026.05.29 [안거결제법어] 분별심 놓고 무념무상으로 수행해야 (0) 2026.05.16 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대종사 “마음과 부처, 중생은 조금도 차별이 없다” (0) 2026.05.13 [지상법문]염불하는 자신이 불국토 만드는 주인공입니다 (1) 2026.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