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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안거 결제법어] "코뿔소가 앞만 보고 달려가듯 화두 들라"현시대 스님들 가르침 2026. 5. 29. 22:30
금정총림 방장 정여대종사 불기2570년 하안거 결제법어
直截根源佛所印 (직절근원불소인)
嫡葉尋枝我不能 (적엽심지아불능)
곧바로 근원을 끊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이니, 나뭇잎을 따고 가지를 찾는 일을 나는 하지 않노라.
예전 시골 살 적에는 웬만큼 부자가 아니고서는 방학 때마다 산에 가서 나무를 해야 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산에 나무가 울창하지 않았습니다.
집집마다 땔감으로 나무를 많이 쓰다 보니 동네 근처는 이미 민둥산이 되어 나무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땔나무를 하기 위해 20리 길도 마다치 않고 먼 산까지 가서 나무를 해 지고 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산에는 아까시나무가 있었습니다.
아까시나무는 아무리 베어내도 이듬해면 언제 베었느냐는 듯 다시 무성하게 자라납니다.
나무가 귀하던 시절이라 그 가시 돋친 아카시아라도 땔감으로 쓰려고 베다 보면, 손바닥 여기저기 가시에 찔려 피가 나기 일쑤였습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것도 마치 아까시나무 가지를 치듯 해서는 안 됩니다.
번뇌 망상을 아카시아 가지 자르듯 하나하나 끊어내려고만 하면 공부에 진척이 없고 세월만 보내게 됩니다.
아카시아를 뿌리째 뽑아내야 다시는 자라지 않는 것처럼, 마음의 의단을 한 점 의심 없이 확실하게 타파해야만 어떤 경계에도 물들지 않게 됩니다.
화두를 들 때는 마치 코뿔소가 앞만 보고 달려가듯 일념으로 정진하여, 이번 결제 기간에 모두가 깨달음을 얻은 대장부가 되시길 바랍니다.
남악 회양 선사와 육조 혜능 대사의 문답
남악 회양(南嶽懷讓) 선사는 육조 혜능 대사의 제자이며, 당나라 시대 마조 도일(馬祖道一) 선사의 스승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음은 회양 선사가 육조 혜능 대사를 친견하며 깨달음을 얻게 된 과정입니다.
회양 선사는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율학(律學)을 공부했으나, 계율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성불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선(禪)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처음에는 혜안(慧安) 선사를 찾아가 수행했는데, 혜안 선사는 회양이 큰 법기(法器)임을 간파하고 조계산의 육조 혜능 대사를 찾아가 정진하도록 권했습니다.
혜안 선사의 자비로운 인도 덕분에 회양은 육조 대사를 친견하게 되었습니다.
육조 혜능 대사가 회양에게 물었습니다.“어디서 왔느냐?”“숭산(嵩山)에서 왔습니다.”혜능 대사가 다시 물었습니다.“무슨 물건이 이렇게 왔는가?”
회양은 이 질문에 한마디도 답하지 못한 채 물러나야 했습니다.
그 후로 무려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8년 동안 행주좌와(行住坐臥) 중에 오직 ‘무슨 물건이 이렇게 왔는가?’라는 의단에 몰입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마음이 열리고 답답했던 의심 덩어리가 풀렸습니다.
회양은 곧바로 육조 스님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육조 스님이 다시 물었습니다.
“무슨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한 물건이라 할지라도 맞지 않습니다(說似一物卽不中).”
육조 스님은 회양의 이 한마디에 곧바로 인가(認可)하셨습니다.
이어 육조 스님이 “일상생활이 여여(如如)한가?”라고 묻자, 회양은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때가 묻거나 물들지 않으며, 일용생활이 여여할 뿐입니다.”
이 답변은 ‘나’라고 할 실체도 없고 이름 붙일 고정된 형체도 없는, 자신의 본성을 곧바로 꿰뚫어 본 대답입니다.
마음을 깨닫고자 이번 결제에 임하는 대중 스님들께서는 각자 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 합니다. 소임을 살면서도 오직 마음을 깨달아 생사 해탈을 하겠다는 간절한 사명감을 가지고 정진에 몰두해야 합니다.
摩尼珠 人不識 (마니주 인불식)
如來藏裏 親收得 (여래장리 친수득)
지극한 보배 구슬을 사람들이 알지 못함이여, 여래장 속에서 친히 거두어 가졌도다.
최상의 보물은 바로 마음속에 있는 부처님 마음을 깨닫는 일입니다.
이것은 무엇이든 다 이루어지는 마니보주(摩尼寶珠)와 같습니다.
마음을 깨달아 자성을 요달하면, 마치 연꽃처럼 세상에 머물되 때 묻지 않는 부처님의 마음으로 살게 됩니다.
결제에 임하는 대중들께서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정진하여, 모두가 자성을 밝혀 성불하시기를 바랍니다.
선찰대본산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여산 정여 합장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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